[21.04.06] 車반도체 대란속 SK하이닉스, 보쉬와 공급 협상

글로벌 1위 자동차 부품업체
메모리 10년이상 공급 협상
계약체결땐 추가수주 가능성

자율차 반도체 수요 폭증
SK, 車메모리 전담팀 확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와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위한 협상에 나섰다. 계약 체결이 성사되면 보쉬를 통해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와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계약 조건으로는 10년 이상의 장기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이 결실을 맺으면 SK하이닉스가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체결한 첫 장기계약이 된다. 업계에선 자동차 부품 분야 1위 업체인 보쉬와의 계약을 통해 추가 수주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과 각종 전자장비가 탑재되는 전기차·자율주행차 생산에는 D램과 낸드 등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로 사용된다. 특히 점차 자율주행 레벨이 높아지면서 기능이 고도화되고 각 기능 간 네트워크 연결도 늘어나 처리해야 할 데이터와 반도체 사용량도 증가하고 있다. 일반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는 약 200~300개이지만, 조건부 자율주행에 해당하는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차에는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해 총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발전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이어진다. 정전 시에도 데이터를 보존해야 하고 고품질의 GIC(디지털그래픽 기반 계기판) 작동을 위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장·처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보고서를 통해 차량에 사용되는 D램의 평균 용량이 올해 4GB로 2019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24년에는 평균 8GB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 결과 현재 전체 D램 시장에서 1%대 수준인 차량용 D램 비중이 2024년에는 3% 이상을 차지하며 주요 시장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특히 자동차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는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예측 가능한 안정성과 우수한 품질을 보장해야 한다. 일반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비해 내구성과 신뢰도에 대한 요구 기준과 진입장벽이 높다. 차량 교체주기에 맞춘 수명을 보장해야 하며 다양한 기후와 날씨 조건하에서도 정상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다른 종류의 D램 제품에 비해 제조 난도가 높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수익성이 높고 잠재시장이 커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신규 차량 개발에서 출시까지 최대 3~5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개발 중인 차량은 메모리 사양 등에서 기존 모델을 크게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해 SK하이닉스는 2016년 오토모티브(Automotive) 전략팀을 구성하고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9년부터는 개발제조총괄 산하에 담당 임원을 배치하고 D램과 낸드 전 제품을 아우르는 조직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출범 당시 한 자릿수이던 인력은 현재 약 100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자동차전자부품협회(AEC) 등 고품질 자동차 메모리 솔루션 분야 국제기준 충족을 위해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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